[Review] 世界でいちばんNGな恋

※주의!
이하의 내용은 흔히 말하는 에로게, 즉 '19금게임' '성인물' 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 자체에는 성적인 표현은 눈곱만큼도 쓰지 않았습니다만, 원래 작품이 성인물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죠.
성인물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글을 읽지 않으시기를 권장합니다.







우와...도대체 언제적 게임을 이제 리뷰하고 있는거냐...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 웹을 뒤져보면 리뷰따위는 수두룩하게 나오므로 과연 내가 쓸 필요가 있을까도 싶었지만 요즘 워낙 포스팅이 없었으므로 간만에 끄적끄적. 사실 남들 보여주기 위해 작성한다는 의미보다는 자기정리의 의미가 크다.

사실 어중간한 리뷰보다는 작품의 정보를 '확실히' 알고 싶다면 엔하위키의 해당 항목을 찾아보는게 더 빠를 수도 있다. 굉장히 정리를 잘 해 놨다. 이 글을 두들기면서도 '저렇게 정리를 해놨는데 내가 이걸 두들길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나 정보 위주로 정리를 해놓다보니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까발리기가 상당수 존재. 잘못 밟으면 좀 재미 없다. 주의 요망.

이 글에서도 게임 내용이 일부 드러나긴 하는데...게임내의 기승전결 구조에서 '기' 에 해당하는 부분...즉 각 인물의 등장과 그 배경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고 시나리오의 진행과 과정, 결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니 내용누설을 걱정하시는 분들은 크게 주의하지 않으셔도 될 듯 싶다.



Titie : 世界でいちばんNGな恋 (세카이데이치반다메코이) [주1]

발매일 : 07년 11월
제작사 : Hermit


1. 등장인물 및 작품소개
요시무라 오사무. (이하 '주인공' 또는 '오사무')
본 작의 주인공. 28살. 189cm 의 장신.

'꽤 괜찮은 대학졸업 + 몇년간 사귀어온 애인과 결혼 + 잘 나가는 사무직원 + 승진도 꽤 빠름' 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걷고 있었으나 '마누라에게서 일방적인 이혼 선고 + 회사의 비리를 혼자 책임지고 떠맡는 식으로 해고' 라는 인생에 쉽게 일어나기 힘든 사건을 2연타로 맞으면서 세상에 좌절하고 자살까지 생각한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때, 우연히 만난 바의 종업원(작중 자세한 얘기는 없지만 복장 등으로 봐서 접대(위험한 일은 안하는)쪽인듯) 히노사카 호노카 씨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위로의 말로 삶의 나락에서 조금이나마 온기를 되찾는다.
그렇게 세번쯤 그녀의 술집에서 만나면서 '아 이 사람이야말로 날 구원해줄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마련한 반지를 들고 그녀의 집에 프로포즈를 하러 가지만, 현실은 '그녀에게는 중학생 딸이 있었다' 라는 것과 '이미 그 사람은 딸내미랑 자기집이랑 냅두고 딴 남자랑 눈 맞아서 편지 한장 달랑 남기고 가출했다' 라는 것.....이 이 게임의 도입부이자 주인공에 대한 배경설명.

성격은 조금 소심하고 우물쭈물 한 편. 인생의 중요한 부분에서는 물론, 일상의 평범한 부분에서조차 선택을 미루거나 망설이는 경우가 상당수다. 게다가 갑자기 몰아닥친 인생의 쓰나미 속에서 자신감도 상당부분 상실한 상태. 특히 게임 초반부에는 돈도 없는데다가 직장 구하러 다니느라 비굴비굴스러운 모습도 꽤 많이 나와서 무능력한 놈이라는 인상이 들게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올곧은 성격이며 특히 자신이 '이게 옳은 일이다' 라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누가 와도 물러남이 없는 강직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주로 업무(일)적인 부분에서 이런 능력이 발현되는 듯. 나는 회사원이다 = 회사의 월급을 받고 있으니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게 옳은 일이다 = 전력투구...대충 이런 식으로 사고가 돌아가는 듯. 어찌보면 저돌적인 성향의 캐릭터라고도 볼 수 있겠다. 단지 자기 자신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망설이는 경우가 많기에 누가 등떠밀어주지 않으면 그 저돌성이 발휘되기 힘들달까. 아래에서 더 언급하겠지만 마루토 후미아키 [주2] 의 주인공들 중 가장 이질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히노사카 미토코. (이하 '미토코')
메인히로인. 144cm. 또래 친구들 중에서도 최단신.
이런 류의 게임이 그렇듯 히로인의 나이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주3]. 여러가지 정황증거로 추정을 해야하는데, 일단 그녀의 경우는 정황증거상 중학교 3학년생...10대 중반이다. 특유의 싹싹함과 행동능력때문에 주의깊게 안보면 '성장발육이 늦은 고3' 으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중3이다.
위의 오사무 소개에서 나왔던 히노사카 호노카의 딸. 아버지는 없고, 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어머니의 가출 후 고급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잡은 단층(1층)짜리 낡은 건물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 의 관리인을 맡고 있다. 게임내 설명으로는 '아파트' 라는 표현을 쓰는데, 일본의 아파트와 우리나라 아파트가 용어적 개념이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그냥 방6개 달리고 공동화장실 달린게 끝이다. 낡은 기숙사라던가 여인숙 같은 개념을 생각하면 될거 같은데, 그런게 청담동 땅값 비싼 곳 한복판에 있다고 보면 되겠다.
당연하지만 건물의 가치보다는 땅값의 가치가 엄청나고, 거기에 매겨지는 세금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확 팔아버리면 좋겠지만 일단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집이다보니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 그 세금 등을 감당하기 위해 미토코의 어머니도 이런저런 일을 해왔던건데 그 사람이 난데없이 갑자기 가출을 해버렸으니...미토코에게는 학업이라는 기본적인 자신의 본분에 건물관리인이라는 짐에 세금과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돈까지 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까지 더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친척이니 뭐니 홀로 남은 미토코를 돌봐줄 사람도 없고. 원래 이런 애들을 보고 주인공이 가만히 있으면 시나리오가 진행이 안되는 법이다(...). '정리해고씨' 라는 불명예스런 별명까지 얻은 오사무가 미토코에게 '그럼 내가 너의 보호자가 되어주겠다' 라고 나서게 되는데...............과연?

우물쭈물하는 주인공에 비해 어린 나이에도 똑부러진 성격. 생활력도 있고, 추진력도 있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편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상냥하며, 학업 우수, 가사 우수.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얘 스펙이 너무 좋네...뭐, 대부분은 얘가 잘나서라기보다는 보호자인 어머니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니까 그걸 커버하기 위해 얘가 만능으로 자라버렸다는 느낌이 강하다.

내용까발리기.....라기보다는 어찌보면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작중 시나리오 진행에 따라서 주인공과 무지막지한 연령차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뭐, 그러니 이 게임 제목이 이 모양이겠지만. 일반 세상사람들 눈으로 보기엔 정말로 '이건 아니다' 싶은 사랑. 보호자와 피보호자간의 사랑. 그게 미토코 시나리오의 중심내용이다. 좀 끈적끈적한가? 아니면 말고.


아마기 카야. (이하 '카야')
서브 히로인. 20대 초반 추정.
주인공이 미토코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생활을 위해 겸사겸사 재취직한 자그마한 회사에 일하고 있던 직원. 아무래도 주인공의 이런저런 성격 중 업무중에 보이는 말도 안되는 수준의 저돌적인 성격에 반해버린 듯 싶다. 요즘 이 용어 나름 유행인듯 하던데, '갭모에' 라고 하던가? 이 게임 주인공(오사무)이 멍때릴때랑 돌진할때랑 좀 갭(gap)이 심해서리...'갭모에' 가 남캐에 적용되는 경우는 좀 드물지만 이 경우는 별 수 없을듯.
행동력이 강하고, 맺고 끊는게 깔끔하다. 잘 웃고 쾌활한 성격의 캐릭터지만...음...이런저런 말들을 좀 덧붙이고 싶은데 후에 언급할 이 게임의 시나리오 구조적인 부분 때문에 좀 더 언급하면 내용누설이 될거 같아서 적기가 좀 뭐하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 중에 미토코의 학교 친구로 나오는 '린코' 라는 캐릭터와 함께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사고패턴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시나리오적인 비중이 크진 않은데,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꽤나 맘에 드는 캐릭터. 시나리오가 캐릭터의 매력을 못 살린거 같아서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


사와시마 히메오. (이하 '히메오')
서브 히로인, 20대 초반 추정.
미토코의 옆집누나. 위에 언급했듯 저 동네는 엄청난 부자동네. '사와시마 부동산' 이라는 부동산 계열의 큰 기업의 딸. 작중 다른 형제자매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외동딸 추정.
미토코는 이를테면 부자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아가씨인데, 금전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토코를 몹시 아낀다. 해외에 나가있다가 미토코의 어머니가 가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그 쪽을 정리하고 돌아올 정도. 이 경우 당연하지만, 어디서 굴러왔는지 모를 30대를 바라보는 정리해고 아저씨가 미토코의 보호자를 자칭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굉장히 못마땅해하며 이런저런 방해작전을 시작한다.
전형적인 귀족아가씨형 캐릭터 같은 설정이고, 본인도 그렇게 행동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본래 마음씀씀이가 터무니없이 착하다는게 문제. 기부나 자원봉사활동을 몰래 다닌다던지. 문제는 사와시마 부동산이 좀 난폭하고 악질적인 방법으로 기업을 확장하고 돈을 벌어들인 곳인지라, 자신의 행동이 기업 이미지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좀 거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시나리오적으로 굉장히 재밌는 캐릭터. 위의 카야 루트와는 달리, 이 시점쯤에서부터 주인공이 제대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시나리오 초반의 완전히 자신감 상실 & 무기력한 모습이 많이 사라지고 덕분에 히메오와 이런저런 상황에서 약간의 다툼을 벌이면서 재밌는 (물론 보고앉아있는 게이머 입장에서지만) 상황을 많이 연출한다.


코우노 아사미. (이하 '아사미')
서브 히로인. 20대 중반 추정. 주인공보다 살짝 연하.
미토코의 담임선생님. 교사로 부임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3학년의 담임을 맡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라기보다 사실 이 설정은 작중 그다지 큰 무게감이 없는데.......
이유는 바로 그녀가 주인공 오사무의 '전처' 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에게는 '교사가 되고 싶어서, 다시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시작해보고 싶다' 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이혼을 선언했는데.............과연?
'교사' 라는 입장때문에 이 게임에서 가장 완고하고 고지식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시나리오의 내용에 따라서는 성격이 터무니없이 바뀐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조금 내용누설일수도 있지만, (원치 않는 분은 드래그하지 마세요) 아사미와 미코토가 교실 한복판에서, 선생과 제자라는 입장차이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라는 남자 하나를 놓고 벌이는 설전은 이 게임 최대의 장관이다. 정말 '아아...교육이 무너지고 있어'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씬.

종합.
주인공과 미토코는 생판 남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처지도 봐줄만한게 없는 주제에 말도 안되는 논리로 그녀의 보호자를 자칭한다. 처음에는 미토코도 어이없다는 듯 거절한다. 그런데 함께 해나가는 과정에서 둘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시간의 흔적들이 묻으며 좋은 감정들이 쌓여나간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는 다른 아가씨들. 자신의 감정을 채 알지도 못하면서도 그들을 경계하는 미토코.
이런 부분이 이 게임의 핵심내용이 되겠다. 더 이상 적고싶으나 내용누설 자제를 위해...



2. 시나리오.
이 게임은 조금 독특한 시나리오 구성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토코 루트까지의 일자형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중간중간의 선택지에서 if..... 의 형식으로 '만약 여기서 이 사람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의 식으로 다른 캐릭터의 루트를 구현하고 있다.


이런 느낌? (발로 그렸어요 양해해주세요)
사실 이 구조는 이 게임의 전작 '마마러브' [주4] 와 동일한 구조를 지닌다. 게임의 메인이라고 볼 수 있는 핵심 시나리오&캐릭터를 정해놓고, 새로운 인물이 하나씩 등장했다가 하나씩 갈라지는 구조.
먼저 이런 구성을 만들어놓고 시나리오를 쓴건지, 시나리오라이터가 시나리오를 완성을 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이런 구성을 선택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꽤 독특한 구성이다.
장점이라면 역시 시나리오의 일관성. 일관(一貫) 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보여주듯, 하나로 통하는 무언가. 당연하지 않은가. 애초에 메인 줄기가 존재하니 모든 시나리오는 작던 크던 거기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어떤 캐릭터의 모습이 다른 캐릭터의 루트에서는 지나치게 180도 달라져서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던가,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던가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단점이라면 시나리오의 볼륨적인 문제.
카야루트의 경우는 솔직히 좀 초반에 갈라진다. 이쪽에서 히메오나 아사미는 자신의 캐릭터성을 나타낼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이 그렇다보니 자연히 위기-절정-결말의 구성도 단순해질 수 밖에 없다. 히메오 루트의 경우 이 게임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니 일단 제외해두고, 반면 아사미 루트는 지나치게 늦게 갈라진다. 아사미루트와 미토코루트는 전체 분량의 80% 가량을 공유한다. 주인공의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잘 가려놓긴 했지만 이는 분명히 아쉬운 점이다.
일관성은 유지하되, 좀 더 다양할 것. ...역시 너무 어려운 주문인가.


3. 이 게임의 주인공. 그리고 마루토 후미아키의 주인공.
나도 그렇고, 많은 리뷰어들이 주장하듯, 이런 류의 게임에서 시나리오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히로인의 매력이 전부가 아니다. 주인공(남자)의 매력이 게임 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 캐릭터 하나가 잘 잡혔느냐, 플레이하는 유저의 성향과 맞느냐에 따라서 작품 전체의 호오가 갈린다. 이 캐릭터는 캐릭터의 나이에서부터 말해주듯, 20대 후반을 타게팅하고 있는 캐릭터이다. 만약 내가 이 작품을 20대초반에 접했다면(...사실 게임의 발매일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 작품에 대해 상당부분 평가절하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게임의 주인공이 시나리오 라이터인 마루토 후미아키가 쓴 다른 시나리오의 주인공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역시 '쓴 물을 충분히 맛본 사회인' 이라는 점이다.
'파르페 쇼콜라' 의 주인공 타카무라 히토시는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이다. 좀 힘든 꼴을 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하겠어! 난 아직 젊으니까! 얼마든지 가능해!' 라는 식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고, 또 그럴만한 나이이기도 하다.
'이 푸른 하늘에 약속을' 의 주인공 호시노 와타루는 정말 정신없이 까불고 다니는 고등학생이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싸우고 화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캐릭터이다. 나름대로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게임을 직접 하면서는 몰입해서 크게 못느낄지도 모르지만, 한발자국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딱 고등학생' 수준의 고민이다.
'마마러브' 의 주인공 사쿠라기 코지는 시나리오적으로 봤을때는 중학생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사실 히로인 '후지에다 료코' 의 어머니상을 강조하기 위해 주인공의 정신연령을 좀 어리게 설정했는지는 몰라도, 공놀이하고 다니는 천방지축 동네 꼬마애 정도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은 수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게임의 주인공 오사무는 다르다. 사회적인 책임과 지위를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서 자신이 책임져야할 것이 사라지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조차 사라졌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게임은 시작된다. 다른 세 작품의 주인공들에게는 그래도 최후에는 자신이 기댈 곳이 있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에게는 그러한 일말의 여지조차 없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정말 자살을 선택했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다른 세 작품도 충분히 현실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 물론, 게임이다보니 과장은 있을 수 있지만, 난데없이 마법사가 나온다던가 죽은 사람의 영혼이 보인다던가 로봇이 움직인다던가 하는 모습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있을법한' '좀 특이한 모습이긴 하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는 저런 풍경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들이고, 시나리오들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지금 내 모습은 아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물론 오사무처럼 결혼에 실패하고 회사에서 쫒겨난건 아닐테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에 실패하고 좌절해보고, 하려던 일이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 나에게 화를 입힌 경험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현대 사회인의 대부분이 한번쯤은 죽고싶다고 생각해보고, 그 와중에도 삶의 어딘가에서 또 다시 희망을 찾은 적이 있다. 이 게임은 그런 주인공을 그리고있다.

그러나 한없는 몰입을 방지하고 '아 그래도 이건 게임일 뿐이야' 라는 모습을 보여주는건 주인공의 '보이스' 이다.
이런 류의 게임에서, 대부분은 주인공의 외형과 얼굴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고, 주인공에게는 음성(성우 기용)도 넣어주지 않는다. 어떤 게임의 경우 아예 주인공에게 디폴트 네임조차 정해져있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넣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몰입을 위해서다. 마치 게임의 주인공을 자기자신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 그래서 게임속에서 자신이 직접 움직이면서 게임 속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다.
이 게임은 주인공의 외형묘사가 분명하고, 얼굴까지 확실하게 나오며, 보이스도 존재한다. 등장 인물들도 주인공에게 '오사무군' 이라고 분명하게 불러준다. 물론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하지만 난 이게 이 작품에 있어서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지나친 몰입은 작품 감상에 있어서 마이너스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 약간 다르게, 게임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영화나 소설을 본다는 느낌으로 접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4. 그래서 이 게임은?
작중 등장인물들은 사랑에 푹 빠져서 더 이상 멈추지도, 나아가지도 못하는 미토코에게 이런 말을 한다.
5년, 딱 5년 빠르다고. 지금 너에게는 그 사람이 사랑으로 보이겠지만, 그 사람에게 네 사랑은 '독' 이고 '죄' 라고.
위에서 언급했듯, 이 게임의 주인공은 대단히 몰입하기 쉬운 구조 + 몰입을 저해하는 약간의 요소가 더해져있다.
완전히 푹 몰입해버려서 미토코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버린다면 단호하게 '그런 것쯤 아무래도 상관 없어' 라고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약간의 저해요소때문에 주인공에게서 살짝 떨어져서, 단지 등장인물들끼리의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역시 이 사랑은 안된다' 는 대답이 나온다. 과연 어떤게 좋은걸까. 나라면 어떤 답을 내릴까.
(요 이하는 엔딩에 대한 감상이므로 내용누설의 여지가 좀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이 게임의 핵심줄기라고 말할 수 있는 미토코 시나리오는 좀 불만족스럽다. 당연히 내용의 흐름상 두 사람이 모두가 안된다고 하는 이 사랑을 세상의 반대속에서 치열하게 쟁취해나가는 모습이 시나리오의 메인이 되어야할텐데...핀트가 조금 빗겨나있다. 마지막부분에 터지는 큰 사건 하나덕분에 정작 두 사람의 나이차라는 점이 유야무야된다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기승전병...이라고는 못해도 용두사미라는 말은 충분히 할 수 있을거 같다. 적어도 클라이막스는 '그래 우리가 졌다 너희들 대단하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이라는 느낌이 나야지 '후우 지쳤다. 그래 어디 니들 맘대로 살아봐라' 라는 포기에 가까운 느낌이 나면 좀 맥이 빠지지 않을까.
(여기까지는 엔딩에 대한 감상이므로 내용누설의 여지가 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강추' 까지는 하기 힘든 게임이 되어버렸다.
애초에 주인공의 분위기를 조금 무겁게 잡은게 조금은 문제였을까. 사회의 무서움을 직접적으로 다룬게 문제였을까.
분위기를 조금 가볍게 만들기 위해 집어넣은 개그요소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해서일까.
개인적으로는 '마마러브' 의 뒤집어지게 웃긴 분위기도 꽤 맘에 들었기에, 좀 더 가벼웠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역시 이 게임은 조금 무겁다.
세상이 한 명의 성인에게 기대하는 무게도 무겁고, 무엇보다 10대 아가씨의 사랑이 좀 무겁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도 '해볼만하겠는데'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강추한다. 후회하지는 않을거다. 꽤나 다양한 느낌의 재미있는 사람과 사랑이 담겨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게임을 가볍게 기분전환 삼아서 손대는 분들에게는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주1]
번역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해서는 안될 사랑' '세상에서 가장 좋지 않은 사랑' 정도가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제목의 NG 는 NG(=no good) 이라고 쓰고 다메라고 읽는다.
흔히들 '다메코이' 라는 약칭으로 부른다.

[주2]
이 게임의 시나리오라이터. 엔하위키의 해당항목을 참고...해도 사실 별 내용 없다.
보통 이런 류의 게임들의 퀄리티와 판매량을 좌우하는 요소는 예쁘고 섹시한 여자캐릭터...즉 일러스트레이터의 영향력이 크다고들 한다. 시나리오는 물론 중요하지만 시나리오라이터들은 주로 이름이 많이 알려져있지 않고 그저 회사소속으로 조용히 묻혀가는 경우가 많은데에 비해, 마루토 후미아키의 경우 이 게임을 포함 몇몇 작품들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그의 이름이 전면에 걸린 것만으로도 게임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시나리오라이터이다. 한국에는 '파르페 쇼콜라' '이 푸른 하늘에 약속을' 이 한글패치가 나오면서 급속도로 유명해졌다.

[주3]
히로인 캐릭터의 나이를 공공연하게 적어버리면 무의식중으로 게이머가 주인공의 나이와 히로인 캐릭터의 나이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나이를 비교해버리기 때문에 게임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지금 이 게임처럼...원래는 미성년자여야하는 캐릭터의 나이를 속이기 위해 나이를 적지 않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 게임도 사회의 냉혹한 기준으로 본다면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다루고 있는 위험한 게임인건 맞으니까.
제작사가 법망을 살짝 벗어나기 위해 나이를 적지 않고, '학교' 를 '학원' 이라고 표시하는 식으로 탈출구를 만들곤 한다. "이봐요 당신들 눈에는 얘가 미성년자로 보이나본데, 분명 게임 내 어디에도 나이가 적혀있지 않고, 학교를 다닌다는 말도 없어요. 이 게임에 미성년자 캐릭터는 없다구요. 얘가 미성년으로 보이면 증거를 대봐요" 라는 식?

[주4]
동일 제작사에서 나온 이 게임의 비공식 전작. 궁금하신 분은 메이님의 리뷰를 참고.
(메이님의 리뷰는 99.99% 신뢰해도 좋음. 지금까지 봤던 모든 매체의 모든 리뷰어중에 최고라고 손꼽을 수 있는 분.)
이 게임과는 반대로, 연하남과 연상남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시나리오라이터는 마루토 후미아키로 동일. 시나리오의 흐름 역시 이 게임과 비슷하기에 '아 이 두 게임이 시리즈구나' 라고 짐작할 수 있을 뿐, 내용상의 분위기는 무척 다르다. 마마러브는 굉장히 코믹한 느낌의 게임.




Ps. 우와 이거 두들기는데 다섯시간 걸렸어...........OTL
뇌도 굳고 손도 굳은 듯. 언제쯤 머리속에 생각하는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적어낼 수 있을까.

덧글

  • 무명 2010/09/29 16:21 #

    한국엔 중학교 입시가 없기때문에 게임 시작하고 한동안은 고3일거라 생각하고 주인공이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부속학교드립 이후 중3이라는걸 깨닫고 주인공은 그냥 사회의 암세포라고 확신했습니다.
  • 1월군 2010/09/29 16:26 #

    그치만 저는 이 주인공..꽤 맘에 드는데요 ㅠ_ㅠ
  • 콜타르맛양갱 2010/09/29 17:06 #

    뭐 현실에는 전자보다는(졌다) 후자쪽(네맘대로 하세요)이 맞지 않을까 생각되네요(이봐)
  • 1월군 2010/09/29 17:11 #

    게임이니까요.
  • 집이그리워 2010/09/29 19:21 #

    잘살고있군요.

    나도 잘(?)지내고 있어요...
  • Dr-S 2010/09/30 10:54 #

    파르페의 전작인 쇼콜라의 경우에는 요정이라던가 나오기도 합니다... 근데 후미아키 작품 세계관은 거의 동일하잖아.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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