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정신 건강에 도움 안되는 잡담.

잠이 안왔다.

시계를 봤더니 벌써 새벽 4시.
나 잔다고 누웠던게 12시였던거 같은데...

어젯밤에는 시험문제도 있고 간만에 의정부집에 올라와 자려니 적응문제도 있고 모기도 앵앵거려서 잠을 못잤다 치자. 게다가 모기새끼 한마리 앵앵거리는 문제도 있었고.

오늘은 그런 것도 없다. 그저 쾌적하게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서는 다시 내려갈 준비를 하면 되는거였다.
근데 왜. 왜 잠이 안올까. 그것도 한두시간 뒤척이다 못자는 것도 아니고 벌써 4시간째인데.

그래. 덥구나. 더워서였구나.
작년 겨울에 그녀가 선물해준 시계에 달린 정확한 온도의 신빙성은 없지만 덥나 춥나는 대충 알 수 있을거 같은 온도계를 보니 바늘이 무려 3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선풍기도 계속 돌아가고, 창문도 활짝 열어놓고, 전자제품 같은거 돌리는 것도 없고, 이 방에 사람이라곤 나 혼자인데 왜 온도가 이렇게 높은걸까.

이리뒤척 저리뒤척
어, 6시다. 날밝았네.

자는 것을 깨끗하게 포기해버리니 왜 먼저 게임이 생각나는걸까. 에라 이 게임폐인 같으니라고.
아쉽게도 지금 의정부집엔 컴퓨터가 없다.
가벼운 차림의 반팔 반바지에 몸을 대충 꾸겨넣고, 지갑이랑 핸드폰만 들고 대충 눈곱을 비비며 문밖으로 나섰다.

이미 하늘은 뿌연 회색을 띄고 있었고, 월요일 아침을 시작하는 부지런한 자들의 발걸음들이 거리와 도로에 남지 않을 발자취를 새기고 있었다.

오늘은 뭘 할까. 뭐하기로 했었지.
여름 반바지를 하나 더 사고, 삼촌 드실 반찬이랑 빵, 라면 같은걸 좀 사다놓은 다음에 저녁차를 타고 다시 내려가기로 했지.

어차피 목적은 시험이었지만, 영 허전했다. 구름 사이로 뿌옇게 보이는 저 하늘마냥 칙칙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약속 하나 깨졌다고 불러내서 맥주 한잔 같이 먹어줄 사람이 없냐. 사람이 많다 못해 터지려고 하는 이 수도권 한복판에.

에라 모르겠다. 차 시간표 알아보고, 되도록 빨리 내려가자. 잠을 자도 내 집에서 자고, 게임을 해도 내 컴에서 하고, 궁상을 떨어도 내 방에서 떠는게 제일 낫겠다.

매정한 하늘빛이 꼴보기 싫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피씨방 계단을 올랐다.

by 1월군 | 2008/07/07 09:42 | 새로운 일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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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에리카 at 2008/07/07 14:01
울 이쁜 제뉴님 어여오셔요 -부비부빕
Commented by 로아르나 at 2008/07/07 22:03
저도 같이 제뉴님에게 부비부빗-
힘내세요. 우울한 날도 있으면 즐거운 날도 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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